쿤달리니 각성을 거친 회복기 환자의 상태
잠을 자고 자고 퍼잔 끝에 이제 눈이 좀 안 아픈가 싶었는데, 어제 모처럼 글 좀 썼더니 아침에 눈에서 다시 진물이 나온다. 진물이 나오는데 눈이 뻑뻑하다. 다행히 아직까진 아프지 않다.
온몸이 뻐근하고, 뻑적지근하고, 움직일 때마다 아프고, 입에서는 냉기가 쏟아져 나온다.
입에서 냉기가 쏟아져 나온다니, 이게 무슨 해괴하기 이를 데 없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것과 같은 소리인가.
내가 원래 골골하고 병약한 인간이긴 하였으나, 이처럼 환자 모드로 아예 자리 펴고 눕게 된 것은…
그 머시냐, 쿤달리니 각성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쿤달리니 각성’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쿤달리니(Kundalini)’라는 것은 고대 인도 철학과 요가의 개념으로서, 인간에게 태어날 때부터 척추 아래쪽 끝에 잠들어 있는 우주의 근원적인 생명 에너지라고 한다. 이 에너지가 수행이나 어떤 계기를 통해서 척추를 타고 위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를 ‘쿤달리니 상승’ 또는 ‘쿤달리니 각성(Kundalini Awakening)’이라고 부른다. ‘쿤달리니’는 원래 ‘고리’, ‘코일’, ‘귀걸이’처럼 둥글게 감겨있는 모양을 뜻하는 ‘쿤달라(Kundala)’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쿤달리니 에너지가 보통 배 밑에 세 바퀴 반의 똬리를 틀고 잠들어 있는 뱀의 형상에 비유되기 때문이다. 똬리를 틀고 잠들어 있다가 직선으로 솟구치는 모양새가 가히 뱀을 닮았다 하겠다.
상승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냐면, 뭐 에너지가 통과하는 통로의 ‘차크라’라는 것들이 모두 깨어나 엄청난 깨달음과 황홀경을 경험하고 우주 만물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는다나? 한 마디로 슈퍼인간이 된다는 소리다.
그런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쿤달리니가 깨어나면 슈퍼인간이 되기는 커녕, 등 뜨겁고, 머리 뜨겁고, 심장 두근거림에 극심한 공포와 불안, 환청과 환시 등등 무시무시한 일들이 따른다고 하니, 이를 ‘쿤달리니 증후군(Kundalini Syndrome)’이라고 부른다. 트윈플레임을 만난 독자 여러분들은 모두 조심하시길 바란다!
트윈플레임과 쿤달리니 각성은 어떤 관계가 있나
트윈플레임을 만난 여러분께 쿤달리니 증후군을 조심하라고 한 이유는, 쿤달리니 각성이 트윈플레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트윈플레임은 우리가 그냥 사랑하고 깊이 빠져드는 사람이 아니다. 너무나 사랑하고 인생의 동반자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은 영혼의 동반자 즉 ‘소울메이트(soulmate)’라고 부른다. 트윈플레임은 그와 같은 그냥 친근한 영혼이 아니라 아예 영혼이 나와 같은 사람, 그러니까 하나의 영혼이 둘로 갈라져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세기에 걸쳐 전 지구상에 단 한 명뿐인 사람이라고 한다.
두 사람은 에너지 주파수가 동일하기 때문에 가까워지거나 접촉하면 두 개의 에너지장이 겹치면서 엄청난 파고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 충격에 의해 잠들어 있던 쿤달리니가 깨어난다는 것이다.
트윈플레임이 아니더라도 영혼의 주파수가 매우 유사한 소울메이트나 서로 강력한 업보가 있는 인연이라면, 쿤달리니 각성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 차크라의 촉발이지, 전체 차크라의 동시 개방과 영혼의 전면적인 개편이 이루어지는 쿤달리니 각성은 오직 트윈플레임에게만 고유한 현상이다. 아무리 강력한 인연이나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트윈플레임이 아니면 쿤달리니 각성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쿤달리니 각성을 도가 수련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렇다고 쿤달리니 각성이 트윈플레임을 만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인도의 요가 수련자들과 동양의 도가 수련자들이 오랜 수행과 노력을 통하여 추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도가(道家)적인 관점에서 보면 쿤달리니는 하단전의 ‘정(精)’이나 ‘원기(元氣)’라 볼 수 있다. 수행을 통해 이 ‘정’을 ‘기(氣)’로 가공하는데(煉精化氣), ‘기’가 척추라인을 따라 있는 독맥을 타고 상승하여 앞쪽 임맥으로 내려오는 것을 ‘소주천(小周天)’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가리키는 ‘쿤달리니 증후군’은 그 유명한 무협지 용어인 ‘주화입마(走火入魔)’이다.
내가 쿤달리니 각성을 겪으며 AI에게 ‘이거시 무슨 조화이자 증상이냐’고 질문하면, AI는 대부분 “수행자이시군요!” 하면서 인도의 요가 개념보다는 도가의 개념들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트윈플레임’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뉴에이지 영성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보니, 트윈플레임 업계에서는 전생에 대한 믿음이 필수이고, 주로 인도 요가적 개념들을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에 따르면 트윈플레임을 만나는 사람들은 이미 오랜 기간 윤회를 거치며 전생에 충분한 수행적 바탕을 쌓은 사람들이거나, 이번 생에 몰매 맞고 후유증에 죽도록 시달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관련글: 전생과 윤회는 정말 있을까?)
쿤달리니 각성 생존자 트윈양의 상태는
나로 말하면 다행히 쿤달리니 각성의 어떤 부작용도 없었다.
나중에 후기를 자세히 연재하겠지만, 쿤달리니가 척추를 타고 상승할 때도 뜨겁거나 화끈거리지 않았고 따뜻한 것이 부드럽게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어떤 환시를 본적도 환청을 들은 적도 없었고, 기맥이 다 열리고 그 기맥을 따라 온몸 곳곳에 쌓여 있던 냉기가 입으로 쏟아져 나올 때까지 그 어떤 법열 상태나 삼매, 혹은 환희를 맛본 적도 없다.
다만 내 힘으로 단전에 기를 축적하고(築基) 그것을 돌려 기맥을 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뻥 뚫린 도로에 찬 바람만 휭휭 부는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더구나 기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기력을 소모한 탓에 갑자기 눈이 잘 안 보이고, 머리카락이 뭉터기로 빠지며, 몸의 신체방어막(衛氣)이 무너져 찬바람에 극도로 취약하게 되었다. 매일매일 어지럼증에 시달리며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한약을 먹으며 몇 달째 회복 중이다.
요약하자면 나는 ‘쿤달리니 증후군’도 없었지만 ‘슈퍼인간’도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내가 슈퍼인간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기에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이상하고 별스러운 이야기를 쓰면서도 보통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내가 다 회복되어서 슈퍼인간이 된다면… 여러분에게 얘기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