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F 성향의 예술·감성남이 부담스러운 이유
‘신성한 남성성(DM)’ 성향을 가진 여성으로서 내가 가장 대하기 어려워하는 유형의 사람이 권위주의적 남성이라는 얘기를 앞서 했었다.(관련 글 바로 가기)
한편 예술가적 성향이나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남성은 성향, 소통 방식, 가치관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권위주의적 남성의 완벽한 반대편에 서 있다.
권위주의적 남성이 ‘단단한 껍데기, 지배, 논리(를 빙자한 강요)’를 상징한다면, 예술·감성남은 ‘부드러운 내면, 공감, 흐름’을 상징한다.
그럼 트윈양이 예술·감성남들을 무조건 좋아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사실 DM 성향 여성으로서 트윈양이 언제나 논리적이고 분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나는 예술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이야기를 좋아하고, 연극이나 아름다운 문체를 가진 문학 장르는 정말 사랑한다.
한때 예술가가 꿈이었던 시절도 있었으니까.
예술·감성남(DF)에게 나 자신의 감정의 결을 섬세히 이해받는다고 느끼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예술적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남성들이 딱히 편안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그들에게 일종의 ‘끼’가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예술가가 되려면 그 ‘끼’가 있어야 하는 듯하다.
나 같은 사람은 가없는 노력과 정교한 세공으로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흉내 낼 수는 있으되, 그들의 본성에서 흘러넘치는 그 아름다움의 정수는 절대 따라잡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예술가의 꿈을 접었다.
침범할 수 없을 것 같은 어떤 광기, 그들 옆에 있을 때 느껴지는 어떤 열등감.. 그런 것들이 내가 느끼는 감정이다.
트윈군은 노래를 정말 잘한다.
트윈양이 우는 걸 보고 노래를 불러주다가 그만 서로 사랑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면 트윈양은 음치이다. 따라 부르는 것조차 잘하지 못한다.
그런데 어느 날 인터넷을 뒤적이다 그가 무대에서 반짝이 옷을 입고 화려하게 노래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나 같은 골방 면벽녀에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
‘오우 부담스러워. 내가 어쩌다 이런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지?’
나의 마음은 마치 기회를 잡았다는 듯 서둘러 돌아서려 하였다.
그런데 그에 대한 마음을 놓아버리려 할 때마다 느끼는 건 이상하게도… 일종의 생존의 문제이다.
그렇게 나는 또 받아들이게 된다.
핵심은 ‘예술·감성’ 여부가 아니다
나는 논리·분석남(DM) 앞에서는 위축되지 않는다. 그들이 나보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감성남(DF) 앞에서는 다르다.
어쩌면 나는… 그들의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성향이 부담스러웠던 게 아니라 내가 따라잡을 수 없음,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못할 수도 있음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했던 게 아닐까.
내가 부담스러워한다는 건 오히려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거고, 나도 예술적이고 감성적이고 싶다는 얘기고,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인 것 같다.
이럴 경우 그 ‘끼’라는 것은 예술·감성 특유의 ‘부드러운 내면, 공감, 흐름‘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예술·감성남 자신의 자아를 드러내는 데 사용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상대방의 에고와 나의 에고가 부딪히는 지점이다.
그렇다면 핵심은 예술적이거나 감성적인가 여부가 아니라, 사랑받고 사랑받지 못함, 안전감을 느끼는가 아닌가의 문제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편안함은 ‘신성한 남성성(DM)’이나 ‘신성한 여성성(DF)’ 보다는 상대 영혼의 성숙도에 달려 있다.
다름을 다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달라도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있다면, 조금도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서로 다른 결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
트윈양과 트윈군이 서로 호감을 갖게 된 건 근본적으로 논리적이라거나 감성적이라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상대방도 소중히 여기고,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 살아가는 방식, 추구하는 것 등이 일치한다는 느낌?
예술적이거나 분석적인 건 그러한 것들이 발현되는 방식일 따름이다.
그러니 다름을 다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오히려 조화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나도 논리·분석적이고 싶어 하는 누군가에게 부담감을 준 적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들은 다 다른 것뿐인데… 세상을 더 겸손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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