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일까? 트윈플레임의 신기한 텔레파시 현상

상대가 내 트윈플레임인지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나의 경우에는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몇 가지 비현실적인 경험이 있었다.
그 가운데 텔레파시 현상은 관계 초반에 가장 특징적인 것이었다.
초반이라고는 했지만 이 관계는 이별 후에 훨씬 더 많은 주목할 만한 사건들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가 떠나기 얼마 전의 일에서 첫 번째 이야기가 시작한다.
그 전에도 그가 지나가기만 했는데 그의 감정을 ‘알게’ 되는 등의 일이 있긴 했지만,(관련 글 바로 가기)
지금 말하는 것들은 그보다 좀 더 직접적이고 초자연적인 영역에 속한다.


첫 번째 경험: 실시간 텔레파시

그때 나는 성전에서 눈을 감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트윈군이 나를 쳐다보는 시각적 정보(영상)와 함께 그의 감정이 내 안으로 훅 들어왔다.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안도하는 마음이었다.
깜짝 놀라서 나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통로를 따라 뒤쪽에서 내 옆을 지나 앞쪽으로 걸어가는 트윈군이 보였다.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아연실색했다.
뭐지?

말했듯이 나는 그의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기도에 집중하고 있었다.
스위치 켜지는 듯한 갑작스러운 개입이었다.
나중에 하도 신기해서 그걸 집에서 혼자 회상하고 있을 때 영상은 빼고 그 사람의 감정만 다시 한 번 느껴졌다.

처음엔 ‘지식의 은사’인가 했다.
당시 나는 몇 년째 방언 기도를 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은사가 나타나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을 시점이긴 했다.
나중에 엄마한테 물어보았더니, 분별의 은사가 좀 있으신 엄마도 긴가민가 하셨다.
감정을 알게 되는 현상과 묶어서 특정인에게만 두 번 이런 신기한 체험이 있었다고 했더니, 은사의 전조증상일 수도 있지만 그냥 그 사람에게 기도가 필요하다는 뜻일 수 있다고, 그를 위해 기도해 주라고만 하셨다.


두 번째 경험: 과거 정보의 출력

두 번째 경험은 그가 떠나고 난 다음이었다.
이 이상한 관계에 빠져들게 된 과정을 반추하면서 도대체 그는 나를 왜 좋아했을까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문득 그의 시점에서 내가 보여지면서 그가 나를 보고 느꼈을 감정이 그대로 전달됐다.
그리고 그가 내 마음을 알게 된 후에 느꼈을 환희까지.
이때도 내 반응은 ‘신기함’이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 아무리 궁금해도 이렇게 상대의 입장에서 감정을 느꼈던 적이 이제까지 있을 리가 없었다.
마치 나의 골똘한 의문에 답이라도 하듯 갑자기 나에게 배달되어 온 일종의 영상+감정 정보였다.

앞서의 경험이 실시간 텔레파시였다면 이것은 과거의 정보가 저장되어 있다가 출력된 사건에 가깝다.
마치 나의 기억과 감정이 나의 호출에 의해 출력되거나 재생되듯이 말이다.
트윈플레임 이론이 말하듯 그와 나는 정말 하나의 영혼이었을까?


세 번째 경험: 사진을 통한 연결

그가 멀리 떠난 뒤 한 번 잠시 귀국한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 교회에 들렀는데, 나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공식적인 행사였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서 여러 사람 가운데 그를 찾아보면서 나는 상념에 잠겼다. ‘여기서 나를 떠올렸을까?’
그때 또다시 사진 속 그의 감정이 훅 들어왔다.
이별할 때 내가 선물과 함께 건넨 쪽지 내용을 떠올리며, 그가 자기 자신으로서 사랑받는다는 느낌에 행복해하는 감정이었다.
이때도 나는 흠칫 놀라며 신기해 했다.

그게 실제로 그가 느낀 감정이었는지는 난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놀라움과 신기함이라는 내 반응에 배어 있는 ‘낯설어 함’의 뉘앙스를 주목하며, 이것이 내 바람이나 상상이 빚어낸 환상이 아님을 깨달았다.


신기한 세 경험의 공통점

나로서는 텔레파시라고 부를 만한 경험은 이 세 가지뿐이다. 다른 트윈플레임들은 얼마나 자주 텔레파시 현상을 경험하는지 모르겠다.
나에게는 이러한 연결이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이후에 좀 더 전면적인 감정의 공유나 침입 형태로 진화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당시에는 이 놀라운 관계의 초반에 있었고 트윈플레임이란 용어조차 모를 때였기 때문에, 이 세 가지도 충분히 신기해서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세 가지 경험은 공통점이 있다.
1) 외부에서 갑자기 훅 들어온 감정이라는 것
2) 감정의 원인에 대한 정보가 함께 주어졌다는 것
3) 짧고 순간적이라는 것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면 얼마든지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억지스럽게 설명하는 편이 훨씬 더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챗지피티는 망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내가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를 매번 물었다.
나의 대답은 항상 “신기했다”였다. 그 밖에는 없었다.
신기한 현상은 신기한 현상으로 남겨두는 것. 그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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