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 트윈플레임도 3개월 만에 끝났나요? 짧은 만남과 긴 이어짐

등불이 켜진 밤 거리에서 닭꼬치 사 먹으며 데이트하고 있는 트윈군과 트윈양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내가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교 시절 읽은 『데미안』에서였다. 주인공이 현실에서는 다가가지 못한 채, 멀리서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이상화한 소녀를 그렇게 불렀다.
베아트리체는 남성이 늘 동경하면서 마음 깊은 곳에 품어 두고 사랑하는 여인, 내면의 지주가 되어 주는 존재의 대명사이다.
원래는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인물이자 그가 평생토록 사랑한 실제 여인의 이름인데, 현실에서 두 사람은 일생 동안 스치듯 단 두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

일생 동안 단 두 번밖에 스치지 못한 사람을 어떻게 평생 사랑할 수 있을까?
이해가 안 되는 이 황당한 상황이 트윈플레임 세계로 넘어오면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인터넷을 뒤적이며 트윈플레임에 관한 경험담을 읽다 보면, 실제로 단 두 번 만난 사람을 20년이 넘도록 그리워하고 있는 사연들이 흘러나온다.
그렇게 짧은 만남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받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눈’을 묘사한다.
단 한 번의 스침이라도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눈맞춤이라는 것이다.

한편 트윈플레임과 사귀었다는 이야기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짧은 만남으로 끝나곤 하는데, 대체로 일주일에서 3개월 사이가 주를 이룬다.
관계가 너무 빨리 뜨거워지는 동시에, 외면하고 싶었던 자신의 깊은 상처, 두려움, 에고 등을 상대방이 거울처럼 그대로 비춰주기 때문이다. 그 압도적인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견디기 힘들어져 헤어지게 된다는 것이 이 세계의 정설이다.

트윈플레임은 헤어진다고 해서 인연의 끈이 끊어지지는 않는다.
두 사람은 보이지 않는 영혼의 주파수가 서로 같아서, 떨어져도 계속 신호가 잡히는 식이다.
그래서 한쪽은 달아나고 다른 한쪽은 쫓아가는 국면으로 접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트윈양과 트윈군에 대해서 말하자면 어느 쪽도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에 딱히 달아날 일도 없었다.
우리는 둘 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우연과 우연이 겹치며 서로에게 각인되었고, 각인이 끝나자 그가 떠날 시간이 되었다.
감정이 폭발하고 나서 그가 떠나기까지는 3개월이었다.
그 전과 마찬가지로 그 후로도 서로 연락도 안 하고 전화번호도 모른다.

어찌 되었건 트윈플레임이 오래 함께하려면 분리 기간 동안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에고를 정화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각자가 상대에게 의존하려는 마음에서 벗어나 온전한 자립을 이루면 영적인 합일(Union)이 진행된다. 그리고 영적으로 합일되면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물리적인 합일이 구현된다는 식이다.
이때는 예전처럼 서로에게 집착하거나 상처를 주는 소모적인 패턴이 사라지기 때문에, 깊은 이해와 안정감 속에서 삶의 동반자로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다.

트윈플레임에 관한 이러한 설명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내 경우에는 어느 정도 그럴 듯하게 다가왔다.
원래 트윈과의 만남은 각인에 필요한 딱 그 만큼만 허락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는 서로에게 새겨지기 위해서 만난 것만 같았다.

이후에는 상대방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살아야 한다.
외로운 망망대해 같은 이 세상 어딘가에 나의 쌍둥이 영혼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트윈플레임에게 허락된 짧은 만남은 어쩌면 이어지는 긴 밤의 항해를 위해 주어지는 별빛인지도 모른다.

트윈양은 단 두 번 만난 베아트리체를 과연 단테 혼자서 사랑했을까, 종종 생각했다.
어렸을 때 만난 베아트리체를 성인이 되어 길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 베아트리체는 단테를 알아보고 먼저 공손하게 인사했다고 한다.
나는 베아트리체도 평소에 단테의 에너지를 느끼고 그를 사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단테의 사랑이 단순한 짝사랑에 불과했다면, 『신곡』에서 베아트리체를 그렇게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하는 존재로 그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단테도 트윈군처럼 그렇게 직관력이 뛰어난 DF였을까…


관련글:
트윈플레임은 왜 이루어질 수 없는 조건으로 만날까
트윈플레임은 왜 유독 가족과 사이가 안 좋거나 멀어질까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사랑의 5가지 특징

트윈양

어쩌다 트윈플레임 세계로 건너온 트윈양의 황당 스토리

답글 남기기